양지바른 곳재개발 구역에 고양이들이 많은 건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개인적인 사진 생활에서 서울 백사마을의 기록은 여기까지다. 곧 따스한 봄이 되면 철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고 이곳은 좀 더 쾌적하고 위험하지 않은 곳으로 재탄생될 것이다. 어차피 사라질 동네를 기록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단편적인 정보가 아닌 다양한 시선의 기록들이 남아 후세에 전달되길 기대하기 때문이다. 후세라고 하니 뭔가 무겁게 느껴지긴 하지만 실제로 십여년전 기록했던 사진들이 지금도 검색되어 노출되는 걸 보면 허세는 아니라는 말을 하고싶다.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무너져 가는 집들이 겹겹이 쌓여 거대한 무덤을 보는 듯 했다.그곳은 뿌연 연기로 가득했다.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전망 좋은 언덕에 앉아계셨을 주민의 모습이 그려졌다.모든 것이 그러했다.이곳의 집들은 통일성이 전혀 없고 완성도의 차이도 크다. 때문에 이곳에 살던 집주인들의 성향이 집 외관에서 그대로 보인다. 모두 똑같이 어려운 삶을 살아왔겠지만 그 과정에는 차이가 있었던 것이다. 이곳에서 눈여겨 본 것은 건축 자재였다. 80년대 시절 어렴풋이 기억나던 추억의 자재들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더란 말이다. 특히 나무로 만든 문은 기성품이 아니라 직접 제작한 것으로 보였는데 어떤 문은 나름 완성도가 높았지만 대부분 얼기 설기 바느질 하듯이 만든 문들이 많았다.어디를 둘러봐도 예상할 수 없는 공간이 등장했다.이곳의 고양이들은 유난히 사람들을 좋아했다.약간의 등산은 필수적이다.서울 중계동 백사마을은 1967년 도심 개발 과정에서 청계천 영등포 등지에 살던 철거민들이 이주하면서 형성되었다고 한다. 1971년부터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다가 2008년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었고 주택재개발 정비사업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낮은 사업성 때문에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을 포기하게 된다. 그 후 재개발에 대한 여러 합의와 진통을 겪게 되면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아닌 GS 건설이 단독으로 시공사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현재 백사마을은 대부분의 집들이 이주를 한 상태였다.건물 수리를 도맡아 했던 곳으로 보인다.사람을 그리워 하는 길고양이들이었다.불안하게 서있는 교회 철탑과 구멍가게로 보이는 공간이 보였다.공간 전체가 유물이곳의 왕으로 보이는 고양이 한마리가 보였다.그리고 기울어진 벽과 곰팡이가 가득한 거실더 이상의 등산은 포기했다.그들만의 계급이 느껴진다.유난히 교회가 많은 곳이었다.사라질 공간에 대한 기록멀리 병풍같은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머리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낮은 문지금은 보기 힘든 70~80년대의 건축자재들을 볼 수 있다.밤이되면 정말 무서울 것 같은 골목길개심???붙잡고 있던 카메라가 무거워졌다.8년전 백사마을에 대한 기억이다.재개발이 시작되다.서울 중계동 백사마을그리고 택시 회사 건너편에 이상한 건물이 보였는데이 좁은 길에 지나다니는 택시들이 많았다.8년만의 재회아직 영업중인 곳도 보였다.구멍난 금속 외벽을 통해 공터가 보였다.알고 보니 산 중턱에 택시 회사가 있었던 것이다.사실상 등산에 가까운 경사를 보며 이곳의 겨울이 얼마나 혹독했을 지 짐작이 됐다. 하지만 모든 길과 집에 공평한 빛이 떨어지는 양지바른 곳이라는 느낌도 들었다. 어쩌면 이곳의 주민들이 오랫동안 이곳을 떠나지 못했던 이유는 따스한 햇살이 주는 여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예상해 본다. 서울에서 이렇게 빛좋은 곳을 이곳처럼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곳은 없었을테니 말이다. 누군가의 마당에 놓여있는 의자는 아랫동네를 향해 있었고 그곳에서 집주인은 잠시의 여유를 즐겼을 것 같다.그곳은 허물어져 가는 교회 건물이었다.8년만에 돌아오다골목마다 개와 고양이들이 가득했고발걸음을 옮기기가 힘들 정도로 친한 척을 하는 바람에그리고 마지막 기록아기자기한 벽화로도 유명한 곳이었다.70~80년대의 흔적들삶의 애착이 느껴진다."나는 왜 이곳에 왔고, 왜 사진을 찍으려 하는가?"이런 경사에 집을 지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무너져 가는 집 그리고 파라솔로 막은 천장백사마을을 떠나며...금방 무너질 것 같았던 건물은 위태 위태 했다.그 질문에